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와 관세정책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한국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관계에 큰 영향을 받았고, 그 중심에는 철강산업과 중소 수출기업, 환율 불안정성이 있었다. 이 글에서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한국 경제에 끼친 직접적·간접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수출기업의 직격탄: 한미 무역관계의 변화
한국 경제는 전통적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은 한국의 핵심 무역 파트너 중 하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이 관계에 직접적인 긴장을 초래했다. 특히 트럼프는 "무역적자 축소"를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검토했으며, 한국 수출기업들은 원가 부담과 공급망 재조정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가전제품, 자동차 부품, 철강제품 등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거나, 기존 공급 계약이 파기되는 등의 손해를 보았다. 또한, 트럼프는 한미 FTA 재협상까지 요구하며 한국 수출 환경에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이로 인해 중소 수출기업은 관세 부담 전가가 어려워 직접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졌고, 대기업조차도 미국 현지 공장 투자 확대나 생산라인 이전을 고려해야 했다. 장기적으로는 수출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며, 베트남·인도 등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전략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철강산업, 트럼프 정책의 핵심 타깃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한국 철강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당시 한국은 미국의 철강 수입국 중 3위권 안에 들 만큼 의존도가 높았고, 국내 철강업계는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철강에 대한 쿼터제(수출량 제한) 적용을 끌어냈지만, 이는 전체 수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했다. 특히 고부가가치 강종을 생산하는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기업은 물량 제한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또한, 이 같은 조치는 일본, EU 등 다른 국가에도 적용되면서 글로벌 철강 공급망 전체가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났고, 한국 철강기업들은 유럽·동남아시아 등으로 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게 되었다. 철강업계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한 부가가치 증대와 동시에, 미국 이외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적극 도모하게 되었다.
환율 변동성과 금융시장 불안정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무역 갈등을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안겨주었다. 이는 환율 변동성으로 직결되었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압박을 주었다. 특히 2018~2019년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던 시기, 원/달러 환율은 급등락을 반복하며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수출기업들은 환차손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헤지 전략을 강화했고, 한국은행은 금리정책과 외환시장 개입을 병행하며 시장 안정화에 나서야 했다. 또한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외국인 자금 유출 등의 간접 효과는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외환보유고 운용과 대외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졌고, 이는 중장기적 경제정책 수립에도 많은 고민을 남겼다. 이처럼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단순한 무역 이슈를 넘어, 한국의 금융시장 전반에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정책은 한국 경제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수출기업과 철강산업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환율 변동성은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한국 산업 구조와 정책 전략을 재정비할 기회이기도 했다. 한국은 수출시장 다변화, 첨단산업 투자, 환위험 대응 전략 등을 강화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글로벌 보호무역 흐름이 지속될 경우, 한국은 외교적 협상력과 산업 경쟁력을 함께 강화하는 균형 잡힌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